23일 충남 서천군 소재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사진= 이진영 기자)
23일 충남 서천군 소재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사진= 이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소재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찾았은 가운데,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대통령이 현장만 둘러보고 갔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날 오후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지사, 장동혁 사무총장, 정진석.홍문표 의원,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과 함께 화재 현장을 돌며 피해 상황을 살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특화시장 먹거리동으로 이동해 1층에서 브리핑을 받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윤 대통령에게 위로를 받기 위해 2시간 전부터 2층에 모여 있던 상인들은 윤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200여 명의 상인들은 윤 대통령이 이동하기까지 2층에서 막혀 내려오지도 못했다는 게 당시 현장의 상황이었다.

한 상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여기까지 왔다면 상인들이라도 보고 위로를 해주려고 오신 것 아닌가. 왜 그냥 가셨나. 너무 섭섭하다. 우리한테 2번 상처를 준 것이다”라며 “오신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위로해주고 어떤 지원을 해주겠다는 얘기 듣고 싶어서 기다렸는데 너무하신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얼마나 무시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현장만 둘러보고 간 것은 너무한 것이다. 무시하지 않았다면 와서 상인들 위로하고 말 한마디 듣고 싶었던 것 뿐이다”라며 “대통령까지 온다고 하니 기대치가 있는 것 아닌가, 대책이 있어서 온 것 아닌가, 기대했는데 한순간 무너트린 것 속상하고 답답하다. 우리 목소리는 하나도 안 듣고 갔다”고 말했다.

이후 김태흠 충남지사가 상인들을 찾아 "오해"라며 수습에 나섰다.

상인들을 만나 브리핑하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사진= 이진영 기자)
상인들을 만나 브리핑하고 있는 김태흠 충남지사.(사진= 이진영 기자)

김 지사는 “대통령을 못 보고 격려를 못 받았다는 것에 오해가 있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여러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또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려고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저도 중간에서 중앙정부의 예산을 더 많이 끌어오는데 욕을 하는 상황이고, 비판하는 그런 상황이면 대통령이 여기 온 보람이 없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와서 여러분들이 대통령한테 지원이나 이런 부분 다 전달이 됐다. 이해를 해 주시고 서운한 부분은 좀 풀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중간에서 노력할 테니까, 여기에 여러분들 계신 줄 알았으면 길을 터서라도 2층에 잠깐 가야 된다고 얘기를 했을 것이다. 저도 사실 여기서 여러분들이 기다리는지 몰랐다. 대통령 동선이나 일정은 경호실에서 하기 때문에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상인은 “우리 상인들 입장에는 변명으로밖에 안 들린다. 여기서 기다렸는데 나중에 대통령 오셨다고 내려가니 경호원들이 못 내려오게 막았다”며 “다 알고 있으면서도 상인들이 나쁜 짓 할까 봐 막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언제부터 공사를 시작해서 완전히 뜯어 버리고 신축 건물로 해줄 것인지, 우리는 재난지역으로 선포가 되고 안 되고 이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제가 오늘 벌써 생활자금 200만 원 먼저 지급하면서 하나하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다 설명드렸다. 사고 난 첫 날이다. 앞으로 최대한 절차 등 줄 일 것은 줄이면서 가겠다”며 상인들의 분노를 달랬다.

김 지사는 이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통해 170억 원의 특교세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서천특화시장 화재는 22일 오후 11시 8분 발생해 23일 오전 7시 55분 완진 됐다.

도 소방본부는 화재 발생 시간 시장 내 설치된 속보기(자동 화재 감지.신고 장치)를 통해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으며, 같은 날 오후 11시 59분 대응 2단계 발령과 함께 통제단을 가동했고 투입 인력은 361명, 장비는 45대다.

이날 불로 서천특화시장 수산동, 일반동, 식당동 등 3개 동 227개 점포가 전소했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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