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원인 규명과 치료 패러다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 마련

초파리 모델 시스템을 이용해 뇌 속에 체내 혈당에 직접적인 기능을 하는 포도당 감지 신경세포를 발견하고 그 구체적인 원리를 규명한 카이스트 서성배 교수팀 등 국내외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0월 23일 게재됐다.(자료출처=네이처/제공=카이스트 서성배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와 뉴욕대학교(NYU) 오양균 박사 공동연구팀이 초파리 모델 시스템을 이용해 뇌 속에 체내 혈당에 직접적인 기능을 하는 포도당 감지 신경세포를 발견하고 그 구체적인 원리를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로 2018년 기준 환자 5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러한 당뇨병 증가속도는 세계 1위, 잠재적 환자는 4명 중 1명꼴이지만 발병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뇌가 당뇨병의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고 대부분 당뇨병 환자에게 스트레스가 당뇨병 증세에 영향을 미치고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는데 뇌 어딘가에 존재하는, 알려지지 않은 혈당 조절 능력 때문이라는 학계의 연구도 있다.

그러나 인간 두뇌의 시상하부나 후뇌 등에 포도당을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존재할 것이라는 점은 예측돼왔지만 이런 세포들이 어떻게 포도당을 감지해 몸의 각 부위에 명령을 내리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약학적, 유전학적 방식을 사용해 뇌 속에 단 한 쌍의 포도당 감지 신경세포만의 활동을 조절함으로써 당뇨병의 증상을 가지는 초파리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초파리 전체 뇌 조직을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을 통해 포도당의 영양적 가치를 인지할 수 있는 한 쌍의 신경세포를 발견했다.

이후 새롭게 발굴된 포도당 감지 신경세포는 높아지는 포도당 농도에 활성화되는 특징을 가졌으며 포유동물의 췌장 세포가 포도당을 인지하는 분자적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포도당을 인지함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이 한 쌍의 포도당 감지 신경조직을 활성화했을 때 인슐린 생산 조직이 활성화됐고 인슐린 분비도 증가했으며 글루카곤 생산 조직의 활성은 억제되어 글루카곤 분비도 감소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 쌍의 신경세포의 인위적 조작만으로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량 조절을 통해 혈당 조절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서성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초파리에서 의미 있는 발견을 했다는 사실을 넘어 당뇨병 원인 규명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출신의 오양균 박사가 1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0월 2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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