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우정사업본부, 인력증원 약속 이행" 한목소리…우정노조 7월9일 전면파업 예고

한국노총과 우정노조는 최근 사망한 당진 집배원 강모씨의 빈소가 차려진 대전한국병원 영안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노총 대전지역본부)

최근 사망한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 강모씨(49)의 사인이 뇌출혈로 확인됐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19일 사망한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 강씨의 사인은 뇌출혈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한국노총과 우정노조는 강씨 빈소가 차려진 대전 동구 성남동 한국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시간·중노동 구조 속에서 고인이 담당했던 배달구역은 다른 집배원의 배달 몫까지 나누는 겸배가 일상화됐던 곳”이라며 “겸배가 집배원을 사지로 몰아넣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없었다. 집배원 인력증원과 완전한 주 5일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정노조는 “올해만 집배원 9명이 과로 등으로 숨졌지만 우정사업본부는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0년까지 집배원 2000명 증원을 약속한 우정사업본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쓰러져 가는 집배원들을 외면하고 있다. 현장 집배노동자들은 “더 이상 쓰러지지 않고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우정사업본부는 2017년 집배원 집단 과로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중재로 전문가와 노사가 참여하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을 꾸렸다.
 
추진단은 “집배원 과중노동 탈피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해 2019년 1000명, 2020년 1000명 등 2000명을 증원하라”는 정책권고안을 내놨고, 우정사업본부는 이를 수용할 의사를 밝혔다.
 
2019년 정규직 1000명을 우선 증원하고, 추가 재정을 확보해 단계적으로 증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강길식씨를 포함한 집배원 9명이 과로 등으로 쓰러졌다.
 
숨진 강씨의 아내 A씨는 “주말부부였지만 남편은 일이 많아 당진과 대전이 1시간30분 거리인인데도 대전 집에 한 달에 한 번 오기 힘들어했다”며 “주말이면 늘 ‘5분이라도 잠을 더 자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에만 25명의 집배원이 뇌심혈관계질환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 집배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일 평균 노동시간(7.5시간)보다 약 4시간 많은 11.6시간을 일한다.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숨졌는데도 장시간·중노동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편, 우정노조와 집배노조는 오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7월 9일 전면파업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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