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N뉴스=이기종 기자] 한밭대·충남대 밀약 통합 반대 추진위원회(가칭, 한밭대 밀약통합 반대委)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충남대와 통합논의 시작 여부에 대한 의견조사에서 불특정 다수가 입력이 가능한 정황이 드러나 해당 위원회와 시스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학생, 직원 및 교수를 대상으로 충남대와 통합논의 시작 여부에 대해 의견조사를 하고 있는 한밭대 임시 기구는 최병욱 한밭대 前총장이 퇴임 전에 신설했던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이며 이번 의견조사가 지난 6월 총장 선거에서 결정된 후보가 윤석열 정부로부터 승인절차가 마무리가 안 된 시점에도 실시돼 타당성과 공정성 등에 대해 학내외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6일부터 진행된 이번 한밭대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의 ‘충남대와의 통합 찬반 의견수렴’에 대한 입력 내용을 보면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찬반에 대한 세부의견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 내용을 전임교수 의견수렴을 기준으로 보면 먼저 기본적인 인적사항은 ▲소속 ▲근무년수 ▲성명 ▲직위 ▲개인정보 동의 등이다.
이어 대학 통합논의에 대한 찬반으로 나눠져 찬반에 대한 세부의견 중 찬성에 대한 의견조사는 ▲통합논의 시작에 대한 생각(찬성) ▲통합논의 대상(충남대학교, 공주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기타 국립대) ▲통합 찬성 이유(대학경쟁력 향상, 우수학생 모집, 대학원경쟁력 강화, 경쟁력있는 학과 신설, 산학협력 역량 강화, 학생취업률 향상, 교직원역량 향상, 행정시스템 효율적 운영, 다양한 학사제도 운영, 대학인프라 개선) ▲대학 통합논의 및 자율혁신 발전에 대한 의견(주관식) 등이다.
또 찬반에 대한 세부의견 중 반대에 대한 의견조사는 ▲통합논의 시작에 대한 생각(반대) ▲통합 반대 이유(우리 대학의 정체성(학교명, 역사 등) 사라짐, 정원감축 우려, 특정대학중심 추진, 자체 경제력 및 발전가능성 보유, 재정상황 악화, 캠퍼스공동화 현상 우려, 유사 혹은 중복학과 간의 통합 갈등, 구성원 간 융합의 어려움, 행정시스템운영의 비효율화, 학사시스템의 혼란) ▲대학 통합논의 및 자율혁신 발전에 대한 의견(주관식) 등이다.
이 의견조사가 진행되던 중 한밭대·충남대 밀약 통합 반대 추진위원회를 추진했던 전기공학과 김영달 교수는 동료 교수로부터 의견조사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는 내용을 듣고 직접 이를 확인했다.
이후 전기공학과 김영달 교수가 한밭대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의 충남대와의 통합 찬반 의견조사에 입력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9월 30일 오후 5시 41분부터 오후 6시 29분까지 불특정 다수의 이름으로 의견을 입력했고 해당 시스템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라고 표시했다.
특히 김영달 교수가 해당 시간에 입력한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트OO”, “바OO”, “윤OO”, “이OO” 등이 있으며 “이OO”의 경우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중국어과” 등으로 각 학과별로도 입력했고 이에 대해 해당 시스템은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라고 표시했다.
이로써 이번 한밭대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의 충남대와의 통합 찬반 의견수렴은 학내외의 일부 관계자가 학내의 구체적인 신원을 알고 있거나 자료를 갖고 있으면 소속, 이름 등을 기입하고 찬반 투표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학생, 직원 및 교수를 대상으로 한 의견조사 시스템에 대해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전기공학과 김영달 교수 등 한밭대·충남대 밀약 통합 반대 추진위원회는 4일 총장직무대리(오영식 교학부총장)와 총장 선거 1순위 후보(오용준 신소재공학과 교수, 최병욱 前총장 시절 기획처장 역임)에게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한밭대 총장직무대리에게는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의 의견수렴 전 과정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대학특별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결재라인 공개 요구 ▲대학특별위원회의 예산 편성 및 사용 내역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어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의 의견수렴과 관련한 조작행위 및 오류가 적발될 경우에 대해서도 ▲조작행위가 발생되었을 시 ‘대학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전면 무효화와 더불어 ‘충남대와의 통합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신임 총장의 계획 발표 이전까지 취소해야 함 ▲조작행위의 오류가 발견될 시 조작행위가 가능할 수 있도록 설계한 관계자 등을 징계 요청 및 ‘대학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중단해야 함을 요구했다.
한편 대학발전특별위원회의 충남대와 통합논의에 대한 의견수렴에 대한 타당성과 공정성에 대해 한밭대·충남대 밀약 통합 반대 추진위원회(가칭)는 지난달 26일 ‘한밭대-충남대 밀약(密約) 통합 반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와 관련해 초대 총장이자 명예총장인 강용식 前총장은 “두 대학 통합은 구성원 모두가 박수쳐가며 진행되어야 하는데 지금 양쪽 대학 구성원들이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두 대학은 원점으로 돌아가 자구력에 의해 개혁하고 대학을 발전시켜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밭대 역대 총장의 활동을 보면 초대 총장인 강용식 총장(제1대, 1993-1996, 한밭대·충남대 총동문회 상임고문)으로부터 천성순 총장(제2대, 1996-2000, 前카이스트 총장 역임), 염홍철 총장(제3대, 2000-2002, 前대전시장 역임), 설동호 총장(제4·5대, 2002-2010, 現대전시교육감), 이원묵 총장(제6대, 2010-2014, 現건양사이버대학교 총장), 송하영 총장(제7대, 2014-2018) 등이 있다.
또 한밭대를 대상으로 대학통합을 시도하는 충남대의 경우 지난달 19일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찬반 투표’를 추진했다.
이 입장문에서 이진숙 총장은 “우리 대학의 혁신과제로 대학 간 통합 논의 시작 여부를 결정할 시간”이라면서 “9월 19일 오후 2시부터 교수회가 실시하는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와 각 직능단체가 제출할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의견을 종합해 그 시작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충남대의 계획에 따라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을 대상으로 대학통합과 관련해 찬반 의견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공개적이며 공식적인 충남대 학생회의 투표결과 공지를 제외하고 타 직능단체에서는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남대 학생회가 최종적으로 종합한 결과를 보면 이진숙 총장 등 대학본부의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반대”에는 7,831명(96.3%), 통합 논의 시작에 대한 “찬성”에는 159명(2%), 기타적으로 “의견없음”에는 139명(1.7%)이 투표했다.
반면 충남대 교수회는 지난 7월 총장 중간평가 및 한밭대 통합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교수회 홈페이지에 공지했지만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이메일로만 전달하고 지난번과 같이 공개적인 홈페이지 공지를 하지 않았다.
또 현재 학생회, 교수회 외에 별도의 조직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단체에는 직원협의회, 공무원노조, 대학노조, 공무직노조, 조교협의회가 있다.
하지만 지난 이진숙 총장이 선출됐던 총장 선거를 볼 때 교원, 직원, 조교, 학생으로 구성됐고 이에 대해 투표반영 비율은 교원 100%, 직원 16%, 조교 2.5%, 학생 4.1%로 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한밭대의 대학발전특별위원회가 허술한 찬반 의견조사로 부정 의혹을 높인 것에 대해 전기공학과 김영달 교수는 “한밭대 총장직무대리의 전수조사 요청과 함께 이 내용을 학내 구성원에게 알릴 것”이라며 “한밭대 총장직무대리 등 대학본부가 해당 사항에 대해 조치를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지 않을 경우 교육부와 감사원 등에 감사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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