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포집하고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국내 연구는 에이씨에스 센서(ACS Sensors) 최신호에 게재됐다./ⓒ에이씨에스 센서·KIST

[ATN뉴스=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분자인식연구센터 이준석 박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김민곤 교수팀,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송창선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포집하고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공기 중에 퍼져있는 각종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와 같은 생물학적 위해물질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검사할 장소의 공기를 포집하고 포집한 공기를 실험실에 가져온 후 적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수일이 소요되는 별도의 분석 공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실험실로 옮기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검사할 수 있는 기존 기술은 세균 또는 곰팡이의 농도를 모니터링할 수는 있었으나 특정 미생물의 유무나 입자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공동연구진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현장에서 일회용 키트를 활용해 손쉽게 포집하고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일체형 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부유 바이러스는 실내 공간의 크기, 공조 시스템의 유무, 온도 및 습도 등의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동연구진은 개발한 플랫폼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요인들을 조절할 수 있는 인공 부유 바이러스 조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정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개발한 진단 플랫폼은 공기 채집기를 통해 부유 바이러스를 유리 섬유로 이루어진 필터인 다공성 패드에 수집, 농축하고 모세관 현상(액체가 중력과 같은 외부 도움 없이 좁은 관을 오르는 현상)을 이용해 검출 영역으로 이동시킨다.

이어 이동한 바이러스는 특정 바이러스에만 반응하는 항체가 부착된 적외선 발광 나노입자와 결합되어 여러 바이러스가 공존하고 있는 환경에서도 원하는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진단 키트를 동시에 4개 이상 삽입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여 동시에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도 있다.

넓은 공간에 확산되어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집해 다공성 패드 내에서 약 100만 배 이상의 농도로 농축하였으며 패드 표면에 부착된 바이러스들을 표면 전처리 및 분석용액 최적화를 통해 약 82% 수준의 효율로 회수하여 검출 영역으로 이동시켜 분석할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연구진이 개발한 일회용 바이러스 포집·진단 키트는 임신 진단 키트와 유사한 형태로 별도의 세척이나 분리 없이 하나의 키트 내에서 10분~30분간의 포집 후 20분의 분석을 통해 현장에서 최대 50분 안에 포집하고 분석의 모든 과정을 완료해 손쉽게 부유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KIST 이준석 박사는 “현장에서 포집하고 바로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공기 중에 부유 중인 생물학적 위해인자를 현장 진단하여 실내 공기 오염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에이씨에스 센서(ACS Sensor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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