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발달장애 및 뇌 질환 관련 새로운 원인유전자(GNG8)와 신경회로(고삐핵)를 발견한 경희대 심인섭 교수팀 등 국내연구는 신경과학 및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사이키아트리(Molecular Psychiatry)에 9월 28일 게재됐다./ⓒ몰레큘러 사이키아트리·경희대 심인섭 교수팀

[ATN뉴스=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심인섭 교수팀이 김철희 교수(충남대학교) 등과 공동으로 인지·발달장애 및 뇌 질환 관련 새로운 원인유전자(GNG8)와 신경회로(고삐핵)를 찾아냈다고 9일 밝혔다.

자폐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은 원인불명, 근본적인 치료부재로 과학적인 접근이 어려웠지만 최근 환자유전체 빅데이터 활용 및 유전자가위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원인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유전자분석은 비용 면에서 지난 20여 년간 100만 배 이상의 발전을 거듭했으며 특히 정신질환 같은 희귀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적 게놈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어 최근 빅 데이터 규모의 환자유전체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질병의 원인유전자 발굴은 관련 질환의 분자진단기술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제공 및 치료제 신약개발의 신규 분자표적을 제시하는 기반이 된다.

한편 뇌 고삐핵은 정서, 혐오, 수면 등 감정조절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인지기능과의 관련성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가위 기술로 GNG8 유전자를 결손시킨 생쥐에서 인지장애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연구팀은 앞서 뇌 고삐핵에서 ‘삼돌이’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으면 자폐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밝힌 사례가 있다.

삼돌이는 신경계에서 발현되는 사이토카인(신체 방어체계 조절하는 신호물질) 유전자로 정신질환이며 특히 자폐증 관련 핵심인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 충남대 김철희 교수 연구팀 등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삼돌이로 명명하고 2018년 자폐증과의 관련성을 보고했다.

이에 그 상세기전을 알아내기 위해 삼돌이처럼 뇌 고삐핵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고자 하였다.

인지결핍을 동반하는 발달장애 환자의 전유전체분석을 통해 발굴한 신규 원인유전자 GNG8은 뇌신경계의 내측 고삐핵(medial habenula)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GNG8은 내측 고삐핵 내 콜린성 신경세포(cholinergic neuron)에서 발현됨을 밝혀냈고 행동분석을 통하여 GNG8이 결핍된 질환모델 생쥐의 경우 정상생쥐에 비해 기억력 및 학습력이 현저하게 감소함을 확인했다.

또 GNG8이 결핍된 질환모델 생쥐의 경우 정상생쥐에 비해 학습 및 기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ocholine)의 농도 및 이의 합성효소(choline acetyltransferase)의 발현이 내측 고삐핵 에서 감소했고 해마(hippocampus) 내 장기기억 강화(LTP, long term potentiation)도 감소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제 아세틸콜린 신호전달을 강화시키는 화합물을 투여하자 생쥐의 장기기억 및 공간학습 장애가 회복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연구소재지원사업(질환모델링제브라피쉬은행)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신경과학 및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사이키아트리(Molecular Psychiatry)에 9월 2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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