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도매시장 겸영사업 승인 놓고 “일방적” vs “공지된 사항”

왼쪽부터 현장점검 참석한 경제산업위원 메모 내용, 수산물 법인 대표 A씨, 이교숙 농수산물 관리소장./에이티엔뉴스=김형태 기자

충남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주요사업지 현장점검 2일차인 21일 오전 농수산물도매시장서 의원들·관리소장·입주자 간 설전을 벌였다.

이날 현장점검 브리핑에 참석한 농수산물도매시장 입주자 A씨는 천안시 감사관실에서 겸영사업 승인이 오류라고 발표한 내용과 계약연장 불가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했다. 

A씨는 “수산물 법인에 축산물 겸영사업 승인이 오류라는 감사관실 발표는 잘못됐다. 이렇게 갑자기 계약 종료하고 나가라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천안시에서 승인을 받은 게 벌써 5년 전인데 이제 와서 법령 해석에 오류가 있었다며 계약연장을 못하겠다는 건 장사 그만하고 나가라는 것 아니냐”면서 “감사관이 주장하는 겸영제한은 도매시장법인은 농수산물 외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농수산물 이외 사업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승인 오류’와 ‘계약연장불가’ 통보를 받아야 하느냐”라고 격앙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감사관실에서 문제 삼은 축산물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수산물로 정의하고 있다”며 “감사관실에서 법령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A씨 지적과 토로가 20분을 넘겼음에도 멈출 것 같지 않아 김철환 의원이 나서서 이교숙 관리소장에게 “어떻게 된 거냐. 입주자는 듣지 못했고 일방 통보라 하는데 정말 그런 거냐”며 농수산물도매시장 측 답변을 요구했다.

A씨 항의와 시의회 답변 요구를 받은 이교숙 관리소장은 “5년마다 도래되는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겸영사업 승인이 안 된다는 감사관실 발표가 있어 연장이 안되는 것”이라며 “갑자기 또는 일방적 통보가 아니다. 기간 만료된 걸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고 논리적인 반박을 했다.

이 같은 설전이 30분 가까이 이어지자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 김각현 위원장을 비롯해 김철환 의원, 이교희 의원들이 나서서 겨우 진정시켰다.

이교희 의원이 A씨에게 법령해석, 입찰, 감사관실 주장, 입주자 입장, 농수산물 관리소장 의사결정 등 듣고 조율해야 할 내용이 많고 확인할 부분도 광범위하니 따로 날을 잡아서 심도 있게 다루겠다고 약속하며 일단락 됐다.

이날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에서 농수산물도매시장 현장점검에 배정한 시간은 1시간인데, 겸영사업 승인 오류 등 설전에만 30분 가까이 사용됐다.

한편 지난 9월에는 천안시 공무원이 법령 해석을 잘못해 법인 승인 오류가 발견됐다는 감사관실 지적으로 공무원과 감사관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천안시 감사관실은 지난 4월 실시한 종합감사에서 천안시 공무원 B씨가 수산물 법인에 축산물 겸영사업 승인을 내준 것을 적발했다고 밝혔었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수산물을 취급하는 C수산법인에서 2014년에 ‘천안시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운영 조례, 제19조(겸영업무)’를 근거로 수산물 수출입 업무, 축산 가금류 및 식자재 도매, 급식용 수산물 납품을 하고자 ‘겸영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천안시에서 시장 결재를 마치고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감사관실 조사 결과 겸영사업 근거법령에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제35조(도매시장법인의 영업제한)’에서 도매시장법인은 농수산물 판매업무 외의 사업을 겸영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또 감사관실은 예외적용으로 농수산물 선별·포장·가공·제빙·보관·후숙·저장·수출입 등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령 또는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겸영이 가능하지만 축산부류 취급은 아니라는 것도 검토를 마쳤다.

감사관실은 이 같은 근거에 기준해 'B공무원이 법령 해석을 잘못해 축산 가금류 및 식자재 도매를 위한 겸영사업을 승인하는 오류가 발생됐다'는 것과 'C수산법인이 축산 가금류 및 식자재 도매를 계속해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개선까지 요청한 상태다.

천안시 감사관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서 수산부류와 축산부류를 분명하게 구분한 상태”라며 “수산부류 취급으로 지정받은 법인이 축산부류를 취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짚었다.

이어 “감사에서 잡아낸 사실을 법령에 근거해 지적하고 개선하라고 통보했지만 해당 공무원은 그게 맞다(수산업에 축산업 겸영사업승인)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면서 “일단은 감사관실은 '(법률)해석 오류'라는 주장이고, B공무원은 '(겸영사업승인)맞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여러모로 검토해봤지만 감사관실에서 지적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감사관실과 B공무원 간 다른 주장으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업소에서 어느 쪽에 맞춰야할지 몰라 갈피를 난감해 하고 있어 ‘상급기관, 변호사 등에 법률자문 받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며 “B공무원은 본인 해석이 맞다고 우기는 중이고, 수산법인은 천안시에서 승인을 내줘 영업하고 있는데 못하게 하니 감사관실로 원망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뉴스프리존은 감사관실 취재 과정서 B공무원도 취재할 수 있도록 요청 했으나 감사관은 “더 나올 것도 없다. 여기서 (취재를)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감사관실에서 적발한 항목과 조치사항은 ▲겸영사업 승인 부적정 ‘주의’ ▲도매시장법인 순자산액 확보현황 보고 소홀 ‘주의’ ▲지출절차 미준수 ‘주의’ ▲시장관리운영위원회 회의참석수당 지급 부적정 ‘주의’ ▲사용료 및 기타요금 체납관리소홀 ‘시정’ ▲공시사항 공시여부 및 홈페이지 관리 소홀 ‘시정’ ▲설계변경 소홀 ‘시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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