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제출한 ‘상호존중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와 관련된 결과보고서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정필모 의원실

[ATN뉴스=이기종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필모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제출한 ‘상호존중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와 관련된 결과보고서에 대해 입장을 13일 밝혔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게 제출한 ‘상호존중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기술계 인식도 조사’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 의해 지난 2018년 8월 1일부터 10일까지 10일 동안 시행했으며 2018년 11월14일 최종보고서가 제출됐다.

이 조사에서 총 3,207명(기관별 평균 응답률 18.4%)이 응답했고 조사 시점으로부터 1년(2017년 8월~2018년 7월) 간 경험한 갑질과 성폭력 등을 조사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조사의 의미는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기관 등을 대상으로 갑질 실태조사의 최초 공개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2018.7.5.)’에서 갑질을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갑(甲)이 권한을 남용하여 을(乙)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로 정의하고 있다.

먼저 실태조사의 갑질과 관련한 내용을 보면 과기부 41개 산하기관 정규직과 비정규칙 전체 2만1,264명 중 3,207명이 조사에 참여해 18.1%인 580명이 기관 외부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답했고 29.3%인 941명이 기관 내부에서 갑질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기관별로 보면 26개 출연연의 경우 내부갑질 경험자가 29.4%이고 외부갑질은 14.5%로 집계돼 내부갑질 경험자가 2배 이상 많아 출연연 기관들의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ICT 관리기관 6개와 과학기술 관리기관 5개는 외부갑질 경험이 더 높았다는 응답이다. 여기에서 ICT관 관리기관은 내부갑질 26.8%, 외부갑질 37.2%이고 과학기술 관리기관은 내부갑질 27.4%, 외부갑질 35.4%이다.

이들 11개 기관은 외부갑질이 있었다는 응답의 평균인 18.1%에 비해 약 2배 수준으로 높아 과기정통부 등의 부당한 압박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갑질의 원인제공을 보면 내부갑질은 주로 직급이 높은 상급자(35.1%)와 직책을 가진 보직자(27.3%)에 의해 발생됐고 과제 및 업무책임자(18.5%)가 뒤를 이었다. 그 밖에 연장자(10.3%)와 동급자 및 하급자(1.9%)에서도 갑질이 발생됐다.

산하기관에 대한 외부갑질은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에 의해 주로 발생됐고 외부갑질 주체의 절반 이상(50.5%)은 과기부로 집계됐다.

그 외 행정부처가 15%로써 과기부 등 정부가 산하기관의 외부갑질의 2/3 가량(65.5%)을 차지했다.

갑질의 빈도를 보면 갑질을 경험한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갑질 행위에 자주 노출됐다.

내부갑질은 가끔 있다(43.9%), 자주 있다(24.5%), 심각하다(13.1%), 매우 심각하다(15.8%) 등으로 나타났고 이 결과를 보면 자주 경험한다는 답변 이상이 53%로 과반을 넘었고 심각 혹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28.9%로 집계됐다.

외부갑질은 가끔 있다(47.2%), 자주 있다(24%), 심각하다(12.8%), 매우 심각하다(13.6%) 등으로 나타나 내부갑질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심각 혹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26.4%로 집계됐다.

한편 내부갑질을 경험한 응답자 중 37.7%와 외부갑질을 경험한 응답자 중 24.6%는 최소한 주 1회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매일같이 갑질을 겪는다는 응답도 내부 10.6%, 외부 6.0% 등으로 조사됐고 억울하게 갑질을 당한 뒤에는 업무능률 저하가 발생했다는 내용도 있다.

다양한 갑질 및 성희롱 등 사례를 보면 “냉장고에 물 넣어놔. 여기 좀 치워” 등의 업무 외 지시나 정부청사 출장 시 운전수로 대동하여 오후부터 건물 밖에서 대기시킨 채 새벽까지 서 있게 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또 논문을 가로채거나 관여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을 연구실적에 추가하도록 요구하는가 하면, 의논없이 연구과제에서 이름을 삭제하거나 기술료 및 인센티브 배분에서 배제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아울러 퇴근 직전에 일을 시키고 본인은 퇴근하거나 야근 횟수가 적다고 질타하고 일부러 업무를 시키지 않고 인사평가를 낮게 받도록 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특히 “야, 너, 죽었어” 등의 반말과 폭언으로 모욕을 주거나 “근무하는 동안 내가 너 어떻게 다룰지 두고봐라”등의 협박, “밖에서는 우리 둘을 애인으로 본다”등의 성희롱 발언도 조사됐다.

설문조사 대상 중 정보통신기술 관리기관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데이터진흥원 등 6개 기관이고 과학기술 관리기관은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설)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 5개 기관이다.

또 과학기술연구회 및 소관 정부출연연구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녹색기술센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세계김치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등이다.

기타 기관으로 한국원자력의학원, 기초과학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한국나노기술원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정필모 의원은 “1년이라는 한정된 기간만을 조사했음에도 과학기술계 전반에 갑질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과학기술계 갑질은 인권이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 업무능률을 저하시킨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갑질은 권한남용 등 개인적 일탈행위이므로 제도적 예방에 한계가 있어 갑질 행위에 대한 강한 처벌이 효과적이다”라며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개선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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