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영 행정병원장.(사진제공=의료법인 호수의료재단)

당국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 21.5% 역대 최고치’, 방역당국 ‘교회, 노인복지시설 등 집단감염 증가’

요즈음 우리는 이러한 뉴스로 하루를 열고 하루를 마칩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며 어쩌면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고령층이 많은 지방 소도시의 의료 공백에 대한 심각성은 줄곧 대두돼 왔으나 코로나19의 재 확산은 이 심각성에 불을 지폈습니다. 

우리 서천의 현실을 생각해봅시다. 

감기, 몸살을 앓을 때는 개인 내과에 찾아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서 어땠습니까. 

군산으로, 전주로, 또 서울로 향할 뿐이었습니다. 

우리의 건강, 우리의 생명을 담보로 서천 너머의 지역으로 향한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서천군민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코로나19에 대처할 수 있을지 염려됩니다. 

서천군의 열악한 의료현실에서 코로나19를 우리가 막아낼 수 있을지, 만일 감염된다고 하여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뿐입니다.

서천에 병원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응급 상황에서 온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고령층이 많은 서천에서 청년층을 끌어 모을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우선되어야 하는 순위의 과제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서천군민으로 존재하는 고령층들의 건강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무병장수해 서천군으로 몰려들 청춘을 보아야 하는 것이지, 건강을 뒤로 한 채 언제 올지 모를 봄날을 기다리는 것은 허황된 꿈일 뿐입니다.

서천군에서는 기업 유치에 대해서는 재세공과면제, 부지매입지원, 설비자금 지원혜택 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병원 설립에 대한 어떠한 지원, 어떠한 혜택도 없습니다. 

당장 서천군민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기업 유치만을 운운할 뿐입니다. 

현재 고령층이 가득한 서천입니다. 

코로나19에 마땅히 대응할 의료 자원이 부족한 서천입니다. 과연 무엇에 대한 지원이 더 중요한 것일까요. 

기업이란 ‘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를 의미합니다. 병원이란 ‘병자(病者)를 진찰, 치료하는 데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어 놓은 곳.’을 의미합니다. 

재산상의 이익을 꾀하는 조직에 대한 지원이 중요할까요? 혹은 병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데에 필요한 설비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서천군에 묻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와중 코로나 19의 대혼란이 야기된 이 시점에서 서천군은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요. 

언제 성공할지 모를 기업 유치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까요. 당장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서천군민을 위한 의료 시설 확립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까요.

백은영 행정병원장/의료법인 호수의료재단

 

저작권자 © 에이티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