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 반응에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한 충남대 이창수 교수팀 등 국내외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0일 게재됐다./ⓒ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충남대 이창수 교수팀

[ATN뉴스=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충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이창수 교수팀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생화학 반응에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미세유체장치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효소와 같은 단백질 분자의 활성은 3차원 구조에 기인하며 3차원 구조에 따라 다양한 기질에 특이적 반응성을 가진다.

이 기질과 결합한 단백질 분자는 3차원적 변형이 일어남으로써 활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생체 내 생화학 반응의 속도는 수 십 밀리 초(ms, 1000분의 1초)에서 수 백 밀리 초와 같이 매우 짧은 순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생화학 반응 중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현재 단백질의 구조분석 기술 중 각광받는 방법은 지난 201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분석법(Cryo-EM)이지만 실험시간이 수십 초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밀리 초 단위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동역학적 거동을 관찰하기란 불가능하다.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cryo-TEM)은 단백질 같은 생체분자의 3차원 구조를 고해상도로 해석하는 전자현미경이며 전자빔에 의한 시료손상을 막기 위해 영하 196℃에서 급냉하여 얇은 비정질 얼음막 내 시료를 보존한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시분해능(time-resolved) 샘플링이 가능한 미세유체장치를 이용해 반응물로부터 반응중인 시료를 급냉 후 반응의 중간체 구조를 얻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미세유체장치 내에서 흐르는 반응물 시료의 유량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장치 내 반응물의 체류 시간을 이용해 생화학 반응 시간을 계산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기존 장치는 넓은 범위의 시분해능을 얻기 위해 장치 부피를 늘리거나 유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혼합효율 저하와 유속의 편차로 서로 다른 반응 시간을 갖는 중간체가 공존하게 된다.

이 때문에 구조를 해석하기 어렵고 동적변화의 순서를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레고처럼 손쉽게 조립할 수 있는 모듈화된 구조로 넓은 범위의 시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를 제작했다.

이로 인해 각기 다른 체류시간을 갖는 미세유체모듈을 분사모듈에 장착해 20~1,500 밀리 초(ms)의 범위에서 반응시간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제 이미 구조가 알려진 모델단백질(Apoferritin)을 미세유체장치를 통해 분사하고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원자 수준에 해당하는 2.77Å의 초고해상도 3차원 구조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에는 스위스 ETH Zurich 연구진(마티아스 피터 교수, 이성식 박사),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Radoslav Enchev 박사, Märt-Erik Mäeots 연구원)가 참여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 (글로벌연구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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