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합성되는 화학물질 이노시톨 파이로인산(5-IP7)의 신경활성 조절 기능을 규명한 건국대·카이스트 연구팀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3월 23일 게재됐다.(자료출처=아이사이언스/제공=카이스트 김세윤 교수팀)

[ATN뉴스=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건국대학교 생명과학특성학과 정지혜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팀이 뇌에서 합성되는 화학물질 이노시톨 파이로인산(5-IP7)의 신경활성 조절 기능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생명활동의 중추인 뇌를 구성하는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로 불리는 부위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

이 시냅스는 하나의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접점구조로서 뇌기능 조절을 매개하는 기본이 된다.

시냅스에서 신경세포들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수용함으로써 활성이 정교하게 조절되고 신호를 주고 받고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또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 소포체(synaptic vesicle)에 저장되어 있다가 신경세포막에 융합됨으로써 배출되는데 이를 세포외 배출(exocytosis)라고 한다.

이 소포체는 다시 막에서 떨어져 나와 세포내 유입(endocytosis)를 거쳐 신경전달물질 수송에 재사용이 된다.

이 현상은 지난 2013년 생리의학상 수상 분야이며 소포체의 순환이 정상적으로 조절이 되지 못하면 기억 및 학습장애,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등 다양한 뇌질환이 생기게 된다.

이런 이노시톨은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인데 우리 몸에 들어오면 이노시톨 인산물질로 전환된다.

그러나 이노시톨 파이로인산(5-IP7, 5-Inositol pyrophosphate)은 비만이나 당뇨, 면역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뇌에서의 역할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동물모델을 통해 신경활성의 핵심인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조절자로서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의 역할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을 체내에서 합성하는 효소(IP6K1)가 만들어지지 않는 녹아웃(knock-out) 생쥐모델에서 이노시톨 파이로인산 부재에 따른 효과를 분석했다.

이어 수립된 생쥐모델을 신경생리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로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가속화되는 것을 알아냈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고 난 소포체의 재유입을 억제하는 약물(폴리마이신 또는 다이나소)을 녹아웃 생쥐모델에 처리해도 약물 반응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한 번 신경전달물질을 내려놓은 소포체는 지속적인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위해 다시 신경세포 내로 재유입되는 순환과정을 거치는데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이 이 재유입 과정에 관여하고 신경활성을 조절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소포체 배출을 돕는 것으로 잘 알려진 칼슘과 반대로 작용하는 뇌 화학물질로서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을 제시했다.

김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기억장애,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서 관찰되는 시냅스 소포체 순환의 결함을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인자로 이노시톨 파이로인산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박승주 박사, 건국대학교 박호용 박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김민규 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3월 23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뇌과학원천기술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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