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 아틀리에와 고암 아카데미의 모습,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관객 체험전
대전출신 작가그룹 128 art project 협업, 이응노 아틀리에 공간 창작

2020 이응노미술관 소장품전 '예술가의 방' 포스터.(사진제공=이응노미술관)

 이응노미술관(관장 류철하)은 오는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이응노미술관 소장품展 '예술가의 방'을 개최한다.
 
‘예술가의 방’이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미술관의 소장품을 나열식으로 보여주는 기존의 전시와 달리 고암의 생전 파리에 있던 아틀리에와 고암 아카데미 특유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감각적 공간 디자인으로 연출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의 관람행위 자체가 즉각적인 즐거움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예술가의 작업실은 예술가의 생활을 관통하며 영감의 원천이 되는 곳임과 동시에 예술작품이 실현되는 창작의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뒤로 한 채 도전정신을 갖고 파리에 이주한 이응노 화백에게 작업실은 단순한 작품제작 장소를 넘어 창작의 근원지였다.

이에 이응노미술관은 실제 고암 아틀리에 특유의 분위기를 참고하고 그곳을 가득 채웠던 작품들을 전시실별 주제에 맞게 설치함으로써, 이응노의 아틀리에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관람객은 대전지역 출신의 현대 작가들에 의해 감각적으로 연출된 공간인 ‘고암 아틀리에’를 통해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 속에서 고암의 예술세계를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특히 이번 소장품전은 대전지역 작가 그룹 ‘128 art project’와 협업으로 진행됐다. ‘128 art project’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아우르며 자신들만의 개성 있는 예술적 감수성과 역량을 키워온 아티스트 그룹이다.

고암이 구두 제작소를 개조해 사용했던 프랑스 프레 생 제르베 (Pré Saint-Gervais) 작업실.(사진제공=이응노미술관)

이응노미술관은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암서방을 모티브로 한 공간 디자인과 과거 유럽 양식인 바우하우스, 아르데코양식풍의 소품 등을 활용해 예술가의 아틀리에를 감각적으로 재창조한다.
 
1전시실은 고암서실이 연상되도록 연출함으로써, 동양적 공간에서 이응노 아카데미 시기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동양화의 근간을 가지고 서구의 기법과 사조를 자신만의 것으로 체화해 서예적 추상을 완성한 고암의 예술 창작 과정과 결과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응노가 활동하던 1970년대 유럽의 응접실 공간을 독특한 디자인으로 연출한 2전시실에는 그 당시 고암 이응노와 프랑스 국립 세브르 도자기 제작소, 프랑스 국립 모빌리에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도자기와 타피스트리 작품이 전시된다.
  
 
고암이 구두 제작소를 개조해 사용했던 프랑스 프레 생 제르베 (Pré Saint-Gervais) 작업실.(사진제공=이응노미술관)

 3전시실은 고암이 구두 제작소를 개조해 사용했던 프랑스 프레 생 제르베 (Pré Saint-Gervais) 작업실 모습을 재구성한다. 프레 생 제르베 작업실에서 제작한 다양한 조각 작품을 비롯해 관람객의 흥미를 자극할 구두본을 활용한 작품과 「1985년 고암이응노 부부순회전」 당시에 제작된 대형 목조 조각 작품이 전시된다.
 
4전시실에서는 2019년 이응노미술관이 신규 구입한 신소장품 8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1989년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에 출품됐던 군상작품을 비롯해,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문자추상 등의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1989년 군상작품은 이응노화백이 작고하던 해에 제작된 작품으로 미술사적 의미가 큰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가의 방이라는 주제에 맞춰 아늑한 사적 공간과 같은 느낌이 들도록 공간을 연출했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움직이는 전시 동선을 기존 이응노미술관에서 보여주었던 흐름과 다르게 설정하여 전시의 의미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은 “2020년 이응노미술관의 첫 번째 전시인 이번 소장품전을 통해 관람객들은 현대적으로 재구성 된 예술가의 공간에 들어가 봄으로써 고암의 예술세계를 직관적으로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미술의 중심에서 동양적 정체성이 담긴 조형언어를 창조하기까지 고암이 전개한 실험과 도전, 그리고 창작 열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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