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SBI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인 다카하시 요시미(55) 대표.(사진출처=캡처)

지난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은행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기로 확정하면서 200 여개에 달하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희비가 엇갈 리고 있다.


현재 고객의 실명확인이 가능한 실명계좌를 은행으로부터 발급받고 있으면서 이미 일정 수준의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빗썸(Bithumb), 업 비트(Upbit), 코인원(Coinone), 코빗(Korbit) 등은 이번 FATF의 자금세탁방지 규제 강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
 
반면 이번 규제강화 조치로 존폐 위기에 놓인 대부분의 중 소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중 은행에서 고객의 신규 실명계좌를 발급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또 막대한 비용을 들여 FATF 규제에 맞게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을 갖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FATF의 권고안이 너무 과도하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하는 등의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시장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전 SBI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인 다카하시 요시미(55) 대표는 “이번 FATF의 권고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를 준비해 온 건실한 암호화폐 거래소라면 충분히 대비할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번 권고안을 시작으로 더 많은 규제와 후속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FATF의 권고안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존폐 위기에 몰 리거나 대부분 M&A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한편, 한국, 일본, 스위스,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 글로벌 금융기업들의 공동 출자로 국내 최초로 자산운용사와 함께 설립되는 미래형 암호화폐 거래소 베론(VERON Exchange)은 오래전부터 이번 사태를 예견하고 확보된 350억원 규모의 자본금으로 M&A 시장에 쏟아질 국내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발표해 암호화폐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FATF 발 자금세탁방지 규제 강화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물론 전 세계 거래소들의 구조조 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암호화폐 시장도 건실한 대형 거래소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암호화폐 시 장 전체가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또 다시 침체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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