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선 기자./에이티엔뉴스 DB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유관순 열사 서훈을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문 대통령은 3·1절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출발”이라고 천명했다.

“유관순 열사는 3.1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16살 나이로 당시 시위를 주도하고 꺾이지 않는 의지로 나라의 독립에 자신을 바쳤다”고 강설했다. 이로써 유 열사는 100년만에 최고등급 훈장에 대통령 헌화를 받는 국내 유일의 여성 독립유공자가 됐다.

유 열사가 1등급으로 추서 받아야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공주지방법원은 당시 유 열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는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었던 손병희가 징역 3년을 언도받은 것과 비교하면 평화적인 시위로 받은 5년형은 엄청난 중형이었다.

그 후 경성복심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되자, “삼천리 강산이 어디인들 감옥이 아니겠느냐”며 최종판결인 고등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결국 죽음으로 항거한 유 열사는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됐으나 일제의 도시개발에 밀려 묘지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유 열사의 공적을 기려 1962년에 3등급인 건국 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유 열사의 가족과 집안사람들 또한 3.1운동에 참여해 목숨을 잃거나 옥고를 치렀다. 이들 중 현재까지 훈.포상을 받은 사람은 유 열사 본인과 아버지 유중권, 어머니 이소제, 오빠 유우석, 숙부 유중무, 사촌 언니 유예도, 오촌조카 유제경, 종조부 유도기 등 8명이다.

과거 8년 동안 예산군수를 역임한 최승우 예비역 소장(육사 21기)은 매년 미국을 방문해 6.25참천 기념메달을 수여했다.
팔십이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명예를 존중하는 미국사회에서 소장으로 예편한 육군 장군이 수여하는 메달을 받기위해 6시간 이상 먼 길을 차를 몰고 달려와 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해 했다.

이처럼 기념메달 하나에도 감동과 영예를 실어 눈시울 적시는 상황에서 하물며 대한민국 서훈 최고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게 됐으니 유족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없을 것이다.

현행 상훈법에 한 번 정해진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바꿀 수 없다고 정해져 그동안 논란의 쟁점이 됐다.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1962년 초창기 독립유공자 발굴이 지도자 중심으로 이뤄져 유 열사의 공훈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주 상.하원은 지난 1월 만장일치로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지정했다. 미국 웨스트켄터키 대학에서 발행한 역사 교과서에도 유 열사의 활동을 미국의 여성 혁명가 데보라 샘슨(1760∼1827)과 비교해 소개했다. 서만철 전 공주대 총장은 유 열사를 프랑스의 역사적 영웅 잔다르크에 비유했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독립만세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구국운동에 나서 목숨 받친 유 열사의 3등급 서훈이 늦게나마 1등급으로 격상됨은 국민 모두가 반기고 기뻐해야 할 일이다.

한편, 법률로써 보장하는 독립유공자와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예우로는 의전상 예우와 보상금, 연금, 사망일시금, 생활조정수당, 대부, 교육.취업.의료.양로.양육보호, 주택의 우선분양, 국립묘지 안장, 정착금 지원 등이 있다.

현재 독립유공자와 후손은 7365가구가 등록돼 6만5658명의 후손(자녀. 손자녀 등) 중 5874명에게 최고 월 188만원에서 최저 52만원까지,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생활조정수당(월 16∼27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잠깐!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5일 ‘유치원 3법’과 정부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인 에듀파인을 반대하는 국회 앞 집회장에 유관순 열사가 나타났다. 분장한 유 열사가 무대에 올라 “사립유치원 말살에 목적을 둔 유아교육정책에 항의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자 일각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이를 마치 일본 강점기에 압제와 희생 강요에 항거한 독립운동인 것처럼 묘사한 포퍼먼스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각설하고, 유 열사 또래의 여학생 여러분!
복장 자율화부터 머리.화장까지 강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 공부하며 한번쯤 유 열사의 생애를 살피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좋은 시대에 태어남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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