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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자현 고려대 교수..“충동성 범죄와 신경과학 연관성은?”
고려대학교 백자현 교수가 심리적 충동성 발현과 관련해 뇌 신경에 있어서 핵심적인 도파민 시스템의 ‘D2 수용체’를 설명하고 있다./에이티엔뉴스=이기종 기자

국내에서 순간적인 분노가 타인을 해하는 범죄로 이어져 사회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최초로 100만건이 넘는 동의가 달린 강서구 PC방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학계에서는 여러 정신 질환의 치료에 필수적인 충동성(impulsivity) 행동조절을 담당하는 도파민(dopamine, 신경전달물질) 신경회로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최근 충동성과 관련한 연구를 국제 학술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한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백자현 교수를 만나 충동성 발현과 관련된 최근 연구성과, 국내외 연구동향, 향후 연구방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최근 연구성과는?
 
▷ 최근 연구는 중추 신경계에서 충동성의 행동을 조절하는 신경회로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충동성 조절 장애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의 이미징을 통해 기능 장애를 보이는 뇌 부위를 관찰하거나, 동물 모델에서 충동성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를 연구하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충동성을 조절하는 특정 신경전달회로 및 기전에 대해서는 보고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뇌 변연계에 존재하는 아몬드 모양의 뇌 부위로 감정의 인지와 정서를 담당하는 편도체 중심핵(Central nucleus of the amygdala, CeA)과 확장된 편도체의 일부인 분계선조침대핵(Bed nucleus of the stria terminalis, BNST) 사이의 도파민성 시냅스 연결이 충동성 조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여태껏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충동성 조절 신경회로를 규명했다.
 
- 기존 연구와 비교하면?

▷ 기존 연구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2007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제프리 댈리(Jeffrey W. Dalley) 박사 그룹에서 발표한 중격의지핵의 도파민 D2 수용체 발현 정도와 충동성의 관계내용과 2013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우리 연구팀의 연구결과이다.

먼저 2007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내용은 충동성이 높은 동물의 뇌에서는 도파민 시스템의 ‘D2 수용체’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도파민 시스템의 ‘D2 수용체’ 활성 정도와 충동성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설명했고, 이 연구 이후로 약물 중독과의 도파민 수용체 D2의 연관성에 대해 신경과학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13년 우리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만성 스트레스가 중독의 시작보다 중독 재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냈고, 여기에 도파민 ‘D2 수용체’가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해 치료가 가장 어려운 신경정신질환 중의 하나인 약물중독 재발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음식중독에서 보이는 섭식 장애를 중심으로 도파민 시스템에 의해 어떻게 충동성이 조절되는지를 연구했다.

연구방법에서 우리 연구실은 약물, 또는 음식 증독과 연계해 ‘D2 수용체’가 없는 동물에서 갈망하는 정도가 높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 동물들이 도파민 시스템의 변형된 개체 속에서 발생되는 것을 해부학적, 약리학적, 분자세포학적, 광유전학 등 최신기법을 통해 관찰했다.
 
특히 기존의 연구접근보다는 훨씬 체계적이고 다양한 기법으로 실제 충동성의 신경회로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도파민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 동기는?
 
▷ 도파민 영역과 충동성 연구는 ‘박사후 연구과정’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고 있는 분야이다.
 
도파민, 수용체, 편도체 등 신경과학 관련한 개념을 먼저 이해하면 이 연구 영역의 필요성과 관련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도파민(Dopamine)은 카테콜아민 계열의 신경전달물질 하나로, 운동기능 조절, 동기 부여와 보상회로에 관련된 행동 등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도파민의 역할은 도파민 수용체를 통하여 이루어지게 되는데, 도파민 수용체는 도파민과 결합하여 특정 신호전달 및 생리작용을 가지게 되며 지금까지 5개의 종류(D1~D5)가 알려져 있다.
 
이 중 도파민 D2 수용체는 지금까지의 유전자 결손 생쥐 모델 등을 통하여 연구한 보고를 종합 할 때 도파민 신경시스템에서 D1 수용체와 더불어 가장 발현도 많이 되고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신경과학 연구에 있어서 충동성을 규명하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충동성(impulsivity)이란 사려성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심사숙고 하는 과정 없이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채 기분에 따라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이 충동성은 자신의 인지나 정서, 행동을 스스로 중재하는 능력으로 조절되며 충동성이 심화될 경우, 중독 관련 질환(Addiction related disease), 인격 장애(Personal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 및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와 같은 여러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사이 3배 증가하였고 미국에서도 최근 15년 동안 3배 증가했다.
 
실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분노조절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분노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의 90%는 평상시에 충동성 조절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독 질환들도 충동성을 필수적 특징으로 갖고 있으며 충동조절장애와 함께 꾸준히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자기 통제 능력의 결여에 의한 중독, 인격 장애, 분노 조절 장애와 같은 현대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은 핵심 정신 질환들에 대한 치료 대상을 확립하는 데 신경과학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도파민 수용체 중심의 충동성 발현 연구를 통해 국내 신경과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는 고려대학교 백자현 교수와 분자신경생물학 연구실./에이티엔뉴스=이기종 기자

- 향후 연구 분야는?
 
▷ 앞으로 우리 연구팀은 2가지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먼저 이번 연구의 2차적 연구인데, 이번 연구를 통해 충동성을 조절하는 도파민 신경회로를 찾아냈다.

이후로 필요한 연구는 충동성 조절에 관여하는 도파민 ‘D2 수용체’ 발현과 관련해 실제로 수용체의 신호전달과 시냅스 조절의 구체적인 분자적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충동성 제어 가능성 및 치료전략을 탐색하려고 한다.
 
또한, 충동성을 조절하는 신경회로의 조작이 실제 음식 및 약물 중독 행동의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동물 모델을 통해 확인하고, 편도체 중심핵에서 이뤄지는 충동성 조절이 뇌의 어느 부위로부터 받은 신호에 의한 것인지를 밝혀 충동성 조절 기작에 대한 ‘신경 회로’의 전체 지도를 완성하려고 한다.
 
그 외에도 연구실에서는 도파민 시스템에 의한 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 조절 및 스트레스 회복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또한 파킨슨 병 치료전략에 응용할 수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 발생분화의 기전도 연구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연구에 있어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바로 연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연구하는 것은 재미가 있지만 과정이 힘들고 길 수 있어서 끝까지 왜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지를 찾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좋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이러한 연구과정을 학위과정 학생들과 같이 하면서 미래의 신경과학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연구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결과이며, 매번 연구 성과를 발표할 때마다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
 
이번 연구 성과에서 있어서도 공동저자 3인의 역할이 컸다.

이 3인 중에 2명은 우리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미국에서 박사후 과정을 하고 있는 제자와 현재 우리 연구실에서 박사학위과정을 수학하고 있는 학생이다.

또 한 사람은 일본인 박사후 연구원인데 저와 광유전학을 공동으로 연구해오고 있는 미국 교수님 연구실의 연구원이다.
 
이들의 노력에 의해서 이번에도 좋은 연구로 이어졌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연구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연구 인력과 연구 지원이다.
 
연구 인력은 미래의 전문 과학자가 되기 위해 박사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 끈기,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며, 연구 지원은 현 제도 속에서 짧은 연구기간 내에 성과를 이루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장기간 동물 대상으로 실험하고 연구를 해야 하는 신경과학 분야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둘의 문제점이 원활하게 지원 및 해결되어야 할 것 같다.

에이티엔뉴스 이기종 기자  atnt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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