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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는 지금 ‘빚투’와의 전쟁 중
  래퍼 마이크로닷과 도끼 / 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래퍼 마이크로닷과 도끼 / 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20181119일 래퍼 마이크로닷은 부모님 사기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였다. 당시 마이크로닷은 <도시어부>를 통해 예능대세로 떠오르고 있었으며 연상의 여배우 홍수현과도 사랑을 이어가며 일과 사랑을 동시에 잡으며 2018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20년 전, 마이크로닷과 그의 형 래퍼 산체스의 부모가 충청북도 제천시의 한 마을에서 사람들의 돈을 편취해 뉴질랜드로 도망친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었다. 마이크로닷의 아버지가 자기 친형에게도 사기를 쳤다는 점, 피해자들이 이전에 마이크로닷과 접촉했지만 '왜 그 문제를 나에게 이야기 하느냐'며 무시했다는 점이 밝혀지며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마이크로닷이 쏘아올린 이 '작은 공'은 불씨가 되어 연예계의 '빚투 운동'을 가져왔다.

 

* 마이크로닷부터 마동석까지... 연예계 빚투 운동 확산

 

마이크로닷을 필두로 도끼, , 마동석 등의 연예인들이 가족의 사기 문제로 언론에 오르게 되었다. 이들의 대응도 제각각이다. 마이크로닷의 경우 고소를 하겠다며 피해자들을 협박하였지만 이후 일이 커지자 사과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입국하기로 약속한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소식이 닿지 않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형 산체스가 신곡 발매를 알리는 SNS를 올리면서 논란이 되었다. 도끼의 경우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어머니가 진 빚 1000만원은 내 한 달 치 밥값', '돈을 받고 싶으면 나에게 오라' 등 경솔한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비의 경우 아버지의 주장과 피해자의 주장이 다르다는 점과 피해자가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녹취록을 공개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동석은 부친이 진 변제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으나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대응에 따라 여론도 달라지고 있다. 마이크로닷과 도끼의 경우 여론이 최악으로 향한 반면 비와 마동석은 중립을 유지하자는 입장이 강하다. 그 이유는 이들이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가 행한 사기사건에 대해 자식에게 죄를 묻는 건 연좌제에 해당한다. 그러하기에 초기 마이크로닷의 사건의 경우도 '마이크로닷에게 책임을 묻는 건 가혹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사기로 얻은 돈이 결국 피해자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점, 사기를 친 이들은 그 돈으로 생활에 여유를 얻었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은 분노하였다. 특히 마이크로닷은 랩 가사에서 '2년 동안 수제비만 먹었지'라며 뉴질랜드에 가서 사기를 당했다 주장했지만 비싼 바다낚시를 즐기고 19억짜리 집을 본인의 수익으로 부모님께 선물했다는 등 피해자를 기만하는 말을 예능에서 보여주며 공분을 샀다.

 

또 도끼는 광우병 파동 당시 어머니가 운영하던 가게가 파산한 점을 들어 그때 빌린 천 만 원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돈이며 지금 그 돈은 자신에게 한 달 치 밥값에 불과하다는 말로 피해자를 조롱했다. 그가 특유의 '힙합 스웨그'를 보여줄 생각으로 그랬다면 더 큰 착각이다. 어떤 예술도 인간이 지켜야 될 예절과 도리 앞에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알지 못한 행동이나 다름없다. 또 피해자가 도끼의 형 미스터고르도에게 이전부터 접촉해 피해를 호소했다는 점에서 '자기에게 쓸 돈은 있고 피해자에게 사죄할 돈은 없냐'는 비판에 직면하였다.

 

  래퍼 마이크로닷 / 뉴데일리  
래퍼 마이크로닷 / 뉴데일리

 

* 연예인과 가족은 떵떵거리며 사는데... 속 끓는 피해자들

 

'빚투' 운동이 '미투' 운동처럼 사회적인 운동으로 확산된 이유는 사기 사건에 대한 낮은 처벌과 수사 의지에 있다. 사회는 직접적인 살인에 대해서는 강한 엄벌을 내리지만 경제적 살인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주가조작이나 횡령 등 사기죄에 대한 처벌은 형벌이 약하다. 11월 중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이 불법 주식거래/투자 유치를 통해 시세차악 1300여 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으나 벌금을 낼 돈이 없다고 버티면서 하루일당 1800만 원에 해당하는 '황제노역'을 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경제적 살인을 행한 이들에 대한 지나치게 약한 처벌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리고 이 분노에 불을 지른 이가 마이크로닷이다.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사기를 친 마을 사람들은 암으로 사망하거나 투병 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 자식들은 공장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여기에 마이크로닷 아버지의 친형 역시 동생에게 사기를 당해 누추한 집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인터뷰 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경제적 살인으로 인한 피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식이 부모의 돈으로 먹고 산 거처럼, 자식이 어린 시절 부모가 그 잘못에 고개를 숙이는 거처럼 자식에게는 부모의 잘못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할 도의적 책임이라는 게 있다. 특히 자식이 부모의 빚을 변제해 줄 수 있을 만큼 경제적인 여유를 지니고 있다면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해서라도 돈을 갚아주는 게 도의적인 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과 도끼는 이 길로 가지 않았다.

 

도끼는 여론이 악화된 이후 빚을 변제했다. 피해자에게 '나에게 와서 돈을 받아가라'는 그의 태도는 빌려줄 때와 갚을 때의 태도가 다른 전형적인 나쁜 자세를 보이며 화를 키웠다. 마이크로닷은 피해자들의 호소에 오히려 고소를 들먹이며 협박을 했다. 도끼는 방송에서 자신의 많은 재산을 자랑했고 마이크로닷은 뉴질랜드에서의 호화로운 삶이 자신과 부모의 노력 덕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떵떵거리고 사는' 자신과 가족의 모습을 통해 피해자들을 조롱하였고 이는 지금의 비판 여론을 조성하기에는 충분해 넘칠 지경에 이르렀다.

 

미투 운동이 사회의 구조가 지닌 강압과 침묵의 강요 속에서 피해를 호소하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알린 거처럼 빚투 운동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기에 '연예인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호소해도 사기꾼으로 몰리고 오히려 비난에 직면했던 현실은 성범죄의 증거가 없다며 무시당했던 미투 운동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마무' 휘인 / 한국경제  
'마마무' 휘인 / 한국경제

 

* 피해를 알리는 건 좋지만... 변질되지 말아야

 

하지만 '미투 운동'이 성범죄의 피해를 알리기보다는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혹은 연애문제로 인한 다툼을 보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거처럼 빚투 운동 역시 그런 위험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마마무 휘인과 배우 차예련이라 할 수 있다. 휘인의 경우 아버지가 결제 대금을 제대로 갚지 않아 파산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의 중심이 되었으나 실상을 알고 보니 부모님은 오래 전 이혼했고 아버지와 연을 끊고 있었다.

 

가정에 무관심하고 등한시했던 아버지의 빚 때문에 가족은 고생해야 했고 어머니는 신용불량자였다가 최근에 벗어났다고 한다. 휘인은 이 문제로 밝히기 싫었던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공개해야 했고 상처를 입게 되었다. 배우 차예련 역시 마찬가지다. 19세 때 아버지의 부도로 가족들이 흩어져 살게 된 이후 아버지와 왕래가 없었던 것뿐 아니라 아버지의 빚을 자신이 그동안 대신 갚아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아버지는 연예인인 딸의 이름을 팔아 피해자에게 접근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차예련은 채무자들이 연예인인 자신의 이름을 믿고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말에 책임감을 느껴 출연료는 써보지도 못한 채 모두 빚을 갚는 데 사용했다고 하면서 네티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빚투 운동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그 대상이 자식들이라는 점이다. 휘인이나 차예련처럼 아버지와 전혀 관련이 없고 오히려 힘들었던 이들조차 이름이 오르내리며 또 다른 폭력에 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더걸스의 멤버였던 핫펠트(예은)20189월 아버지의 사기 혐의에 같이 피소되었으나 피해자 중 한 명이 '예은은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는 증언을 하면서 무혐의 판결을 받게 된다. 딸의 유명세를 이용하려던 아버지 때문에 딸까지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빚투 운동은 도의적인 방향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에는 '같은 사기꾼의 자식인데 누구에게는 비판을 하면서 왜 누구는 동정하느냐'는 여론이 형성되며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래퍼 마이크로닷이 쏘아 올린 '빚투'의 작은 공은 큰 불길이 되어 퍼지고 있다. 이 방향을 잘 이끌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잘못을 바로 잡는 일은 시시비비를 가려내고 정당한 비판과 동정을 이끌어낼 줄 아는 언론 그리고 네티즌들의 자세에 달렸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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