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견 무시하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진입로 존치

행복청이 폐쇄키로 한 연기공단 진입로와 주민요구 교차로·신설예정 교차로 위치도.(사진출처=행복청)

행복도시건설청이 세종시 조치원에서 신도시로 연결되는 1번국도 확장공사를 진행하면서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진입로를 존치시키는 등 의혹을 키운채 토지 보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행복청에 따르면 이 공사는 총 사업비 1310억원을 들여 조치원 번암교차로에서 연기나들목(IC)까지 4.9km 구간을 기존 4차로에서 6~8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다.

24일 행복청은 이번달 초부터 사업구역 토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며, 다음달 7일까지 조사 결과에 따른 편입토지 보상계획 공고를 내고 개인별 통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가 지난 19일자로 보도한 바와 같이 이 도로에는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현재 교통 흐름과 역행하며, 향후 교통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교차로가 설계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행복청은 전후 교차로와 거리를 감안해 새 진출입로를 설계하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공단 진출입로 반대쪽인 구 제지공장 진입로는 폐쇄하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행복청은 기존 연기공단 교차로의 공단 진출입로는 폐쇄하고 반대쪽 구 제지공장 부지 진출입로는 존치시킨채, 약 200m 북측에 지하교차로를 포함한 새로운 진출입로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기공단 교차로를 이용하는 입주기업과 연서면 봉암.부동.와촌리 주민들은 새로운 교차로는 지하도로이고 연결도로가 불편해 쓸모가 없다며 봉암천 북측에 도로를 연결해 달라고 몇 차례 건의했다.

반대쪽 진입로는 존치시키고 폐쇄키로 한 연기공단 진입로에 차량이 서있다./에이티엔뉴스=홍근진 기자

입주기업과 주민들은 만약 봉암천 북측에 교차로 개설이 어렵다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연기공단 교차로를 그대로 사용하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행복청은 이마져 묵살하고 있다.

주민들은 새로 만들려는 교차로 주변에 고위층이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과 구 제지공장 부지에 아파트를 신축한다는 소문을 근거로 행복청이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봉암리에 사는 H씨(58)는 "수 년전 폐업한 제지공장 부지에는 진입로를 허용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교차로는 무시하면서 엉뚱한 지하교차로를 내겠다는 행복청의 계획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다수의 컨설팅 관계자가 지난 2011년 경매로 매각된 구 제지공장 부지에 아파트 신축 등을 염두에 두고 세종시청과 인근 군부대를 찾아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복청은 지난 6월 주민들의 민원 회신을 통해 '이번 도로 확장공사는 교통의 일정 속도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간선도로 공익사업'이라며 민원을 거절했다.

주민 L씨(55)는 "힘 없고 돈 없는 주민들의 민원은 무시하고,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의 로비는 받아들이는 것이 국가의 공익사업인지 의문"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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