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존재한 유물 공개

홍북면 상하리 사지 대형석축.(사진제공=홍성군청)

충남 홍성군 용봉산 자락에 위치한 폐사지인 상하리 사지에서 다단의 대형석축(산지가람)이 발굴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3년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전국의 비지정 폐사지를 대상으로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지표조사에도 불구하고 사역 입구에 새겨진 마애불과 일부 드러난 석축의 존재 이외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었던 상하리 사지는 올해 연구소의 발굴조사 첫 대상지로 선정됐다.

지난 5일 조사현장 공개를 위해 개최된 현장발표회에서 신창수(백두문화재연구소 이사장), 양정석(수원대 교수), 주수완(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자문위원과 홍성군, 관련 연구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굴조사 결과 발표와 자문위원회의를 가졌다.

홍북면 상하리 사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규.(사진제공=홍성군청)

시굴조사 결과 대형석축을 기반으로 하는 건물지와 탑지, 인화문토기, 청자정병편, 치미편, 납석제호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다양한 유구와 유물들로 확인됐다.

이처럼 상하리 사지처럼 마애불이 사찰의 입구에 위치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형태로 이번 조사는 산지가람(여러 승려들이 모여 불도를 닦던 사찰)의 새로운 유형을 밝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장발표회에 이어 자문위원들은 상하리 사지는 통일신라시대 후반에 창건돼 고려시대 초기에 마애불과 함께 대형석축 조성으로 가장 번창했으며, 이후 조선시대까지 그 사세를 유지했을 정도로 역사가 깊고 사격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사찰 창건과 관련된 통일신라시대 유물과 유구들은 전형적인 신라 계통으로 만듦새나 수준이 뛰어나다고 총평했다.

또한 앞으로 본격적인 정밀발굴이 시작되면 그 성과가 매우 기대되는 곳으로, 상하리 사지뿐만 아니라 용봉산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불교유적에 대한 연계조사가 이루어져 이에 대한 조사.정비계획을 군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협력해 진행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광윤 문화관광과장은 “빠른 시일 내에 상하리 사지에 대한 후속조사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군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지원을 통해 상하리 사지의 역사성을 밝히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5년 폐사지 조사를 통해 상하리 사지와 마애불을 문화재로 지정.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후 군은 상하리 사지 입구에 위치한 마애불을 충남도 유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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