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엔뉴스 대전세종충남본부 김원배 편집국장./에이티엔뉴스

선거는 끝났다. 예상을 뛰어넘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앞으로 4년, 대전. 세종. 충남의 정치지형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대전은 허태정 시장을 비롯 5개 구청장 모두 민주당이 석권했다. 시의회 역시 22석(비례대표 포함)중 2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세종은 이춘희 시장과 함께 시의회 18석 중 17석을 민주당이 장악했다.
충남은 양승조 지사를 선두로 15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11곳을 민주당이 휩쓸었다. 도의회는 42석 중 33석이 민주당 차지가 됐다. 사실상 지방정권을 민주당이 장악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대는 여기서 비롯된다. 중앙정부와의 교감과 소통이 원활해 예산배정이 아무래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간의 정책 소통이 긴밀해져 지역발전을 훨씬 앞당길수 있으리란 희망도 갖게 한다. 여기에 확실한 ‘여대야소’로 구성된 지방의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불안요인도 만만치 않다. 우선은 지방의회가 지나치게 한 쪽으로 기울어 제대로된 견제와 감시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물론 정당이 같다는 이유로 무조건 의회와 집행부의 밀월이 지속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초록동색(草綠同色)이라 했고,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라 했다. 서로간의 봐주기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불안의 폭이 커지고 작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앙정부 - 광역자치단체 - 기초자치단체로 이어지는 일방적인 진보성 정책추진에 지역여론이 무시되는 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선출직은 말 그대로 지역민이 지역발전을 위해 일해 달라고 뽑아준 일꾼이다. 같은 정당 소속으로 일체감과 연대감도 좋지만 당리당략에 끌려가는 모습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동질감을 무기삼아 지역의 가려운 곳, 가려졌던 곳 등을 찾아내 긁어주고 드러내는 일꾼다운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예로부터 충청도 양반은 그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충남도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청양, 부여, 공주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는 파란이 일었다.

이번 민주당의 압승이 단순히 박근혜, 이명박 등 전직대통령의 비리 여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보수임을 숨기지 않았던 민초들이 이제는 스스로 속내를 드러내고, 더 이상 보수만이 아님을 선언한 깊은 뜻을 헤아려야 한다. 오히려 그들이 지워준 책임감을 두려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우리 세상이니 우리 맘대로 하겠다는 교만과 독선은 금물이다. 그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4년 후 그들의 속내가 어떻게 변화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결과로 이러저러한 말들이 무성하다. 진보쪽 인사들 가운데서도 지나치게 기울어진 권력불균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선거는 끝났고, 이제는 새로운 출발이다. 모름지기 선출직은 민심을 먹고 산다.
일방적인 권력은 교만에 빠지기 쉽다. 비대해진 정권은 부패하기 쉽다. 강력해진 권한은 제동이 쉽지 않다. 향후 정국에 대해 불안해하는 이유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7기 집행부와 지방의회는 이러한 불안이 ‘기우’였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그럴 때 민심은 넉넉한 마음으로 힘을 보태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직하고 겸손한 권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소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패자를 보듬어 안아야 한다.
4년 뒤, 대전, 세종, 충남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김원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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