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포토라인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에이티엔뉴스

법원이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26기)는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서류조사로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로 결정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라고 영장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4번째로 구속되는 신세가 되었다.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며 죄명 기준으로는 6가지, 혐의별로는 약 10여가지 범죄 사실과 110억 원대의 뇌물수수 의혹이 주된 혐의를 적용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에 이어 삼성으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60억 원을 대납받은 혐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을 통한 불법자금 수수 혐의, 비자금 조성을 통한 횡령 등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고 대통령기록물을 반출하고, 차명재산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혐의 등도 구속영장에 포함됐다.

검찰 측과 이 전 대통령 측은 혐의 내용과 증거 인멸 가능성, 도망의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을 두고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심정... 자책감"입장을 담은 손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 손편지(자료화면=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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