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전략공천’ Vs 체급상승 위한 ‘아름다운 경선’

선치영 아시아뉴스통신 대전세종충남본부 총괄국장./에이티엔뉴스

6·13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의 대전시장 후보가 갖가지 ‘설’만 난무할 뿐 아직까지도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새해 들어 각 당의 셈법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고 특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일컬으며 문재인 정부의 확고한 지원을 받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많은 경우의 수가 등장하며 물밑에서 셈법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연초에 각 언론사에서 쏟아낸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대전시장후보로 박범계 의원, 이상민 의원, 허태정 유성구청장을 후보로 내 세웠을 때 숫자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모두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개인적인 역량은 뒤로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인기가 높음을 반증하고 있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지만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우의 수는 간결하게 현역의원 ‘전략공천’과 현역의원을 배제한 체급상승을 위한 ‘아름다운 경선’, 두 가지로 함축될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병석 5선의원, 이상민 4선의원, 박범계 재선의원

첫 번째 경우의 수는 경선 없는 현역 국회의원의 ‘전략공천’이다. 대전의 현역 국회의원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출마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4선의 이상민 의원이 대전시장 후보로서의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50%에 이르는 지지율을 받고 있는 박범계 재선 의원, 본인의 계속적인 불출마 의지 표현과 관계없이 끊임없이 대전시장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박병석 5선 의원이 그들이다.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5석 정도 우위를 점하며 기호1번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 중앙당의 입장과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아직까지 중앙당의 ‘현역의원 불출마’라는 기조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역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로 인해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면 자칫 집권당으로서 기호 1번을 내주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오는 5월24일,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시점에서 국회의원 수에 따라 기호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현역의원일지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차출을 통해 출마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민주당 후보 모두가 승리’하는 결과 도출이 오히려 현역의원 출마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3명의 현역의원이 뜻을 한 곳으로 모아 중앙당에 건의하고 힘을 실어준다면 대전의 특성상 ‘경선 없는 현역의원 전략공천’이 가능해진다. 다만 의원들이 뜻이 하나가 돼야 가능한 일이다.
 
합의나 협의 없이 현역의원 중 누구 하나가 먼저 출마선언을 하게 되면 나머지 의원들의 ‘현역의원 불출마’에 명분을 주게 된다. 민주당 5선 좌장으로 앞으로도 중앙정치에서 큰 역할을 수행할 박병석 의원, 4선의 관록으로 장애를 이기며 불굴의 의지를 보이는 이상민 의원, 재선이지만 최고의원, 적폐청산위원장 등 중앙정치의 ‘뜨는 해’로 인정받는 박범계 의원, 모두가 대전시장 후보로서 손색이 없기에 한곳으로 뜻을 모으기가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 경우의 수는 흥행을 몰고 체급상승을 ‘아름다운 경선’이다.
 

사진 왼쪽부터 허태정 유성구청장,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 장종태 서구청장./에이티엔뉴스

현재 유성구청장 3선 불출마를 선언한 허태정 구청장이 정치적 부담 없이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경선이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들 하지만 경선의 부담이나 역기능 또한 이미 확인된 바 현역의원과의 경선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현역의원들이 불출마하면 단독 후보?, 결론은 ‘아니다’. 구청장 재선이라는 타이틀은 대전시민이 느끼기에 ‘대전시장 후보감’에 만족을 줄 수 없다. 허 청장 또한 경선을 통해 체급을 올려 진정한 후보로서의 역량을 갖춰야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선거에서 낙선 경험밖에 없는 박영순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대전시장 출마설이 설득력을 갖게 된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 문재인 정부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적통 노무현, 문재인 계열로 인정받는 박영순 선임행정관의 대전시장 경선 출마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박 선임행정관 또한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여러차례 낙선한 ‘정치 풍운아’의 이미지를 털고 본선에 진출해야 진정한 집권당의 시장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더불어 “현역의원들이 불출마하면 대전시장 도전도 고려해 보겠다”고 밝힌 장종태 서구청장도 비록 초선 구청장이지만 무리 없는 구정운영과 형평에 어긋나지 않은 소통의 구정을 펼치며 ‘아름다운 경선’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정치에서 재선, 4선, 5선을 통해 큰 역할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중앙당의 의지나 기조에 관계없이 대전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또 한 곳으로 의견을 모아서 ‘경선 없는 현역의원 전략공천’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현역 국회의원 3명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현역의원들의 깊은 고뇌가 마무리되고 ‘현역의원 불출마’가 현실화 되면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여러차례의 낙선’, ‘아쉬운 재선 구청장’이라는 딱지를 떼고 체급을 올려 진정한 집권당의 대전시장 후보로 인정받고 싶은 박영순 청와대선임행정관과 허태정 유성구청장의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대전만들기’가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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